주변을 보면 항상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일상 생활 후 찾아오는 적정 수준의 피로감, 피곤함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원인 인자가 제거되고 적절한 휴식시 회복되는 경우 이를 ‘생리적 피로’ 라고 하며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활둥 후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기력 저하, 무기력감, 탈진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경우를 ‘병적인 피로’ 라고 하며, 이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병적인 피로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이를 '지속성 피로' 라고 하며, 6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될 경우 ‘만성 피로’ 라고 합니다. 피로를 유발하는 육체적, 정신적 원인이 명확할 경우 각각 육체적 원인 피로와 정신적 원인 피로로 구분하지만 피로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러한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 또는 특발성 만성 피로로 분류합니다. 흔히 피로가 지속될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 ‘번아웃 증후군’ 등의 용어로 이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각각의 용어는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인자들 중 하나이고, 실제로 만성 피로 환자들 중 만성 피로 증후군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는 약 2~5%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병적인 피로를 허로(虛勞), 허손(虛損), 노손(勞損), 노권상(勞倦傷) 등으로 표현하며,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과로하여 원기가 손상된 것으로 봅니다. 만성 피로는 한의학적 치료과 효과적인 질환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대학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관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약 45% 가량의 피로 환자가 한방 의료기관에서 피로를 치료할 목적으로 한약을 투여받았고, 이중 약 52%는 한약이 피로 치료에 유효하였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만성 피로는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육체적 과로와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이외에도 갱년기, 내분비계 질환, 대사 질환, 정신적 질환, 생활습관, 불면, 약물, 감염, 악성 종양,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유발되며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성 피로 증후군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충격, 독성 물질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만성 피로 또는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는 활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더라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상당한 활동량의 감소가 관찰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진단 기준으로는 미국의 질병 통제 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서 1994년 제정한 기준이 가장 많이 사용되며 다음과 같습니다.

• 일차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들 중 약 27%가량이 만성 피로를 호소한다.
•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만성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 60세 이상 고령층이 젊은 층에 비해 만성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 일차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들 중 약 2.6%정도가 만성피로증후군의 진단기준을 만족시킨다.
• 만성피로증후군은 12~18세 사이의 청소년층에서는 성인에 비해 유병률이 낮으며, 12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매우 드물다.